매드체스터에서 피어난 재즈 꽃, 고고 펭귄

 

누가 알았겠는가, 재즈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영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맨체스터의 재즈 트리오 고고 펭귄(GoGo Penguin)은 2016년 최고의 재즈 레이블 중 하나인 블루 노트(Blue Note)와 계약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유지되며 몇 세대가 지나온 레이블인 만큼 전설적인 음악가가 훨씬 많은 편인데, 이토록 신진에 가까운 트리오와 계약을 맺은 것도 드문 일이며 블루 노트 레이블 전체에서도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이들이 단순히 맨체스터 출신이라 매드체스터를 언급한 것은 아니다. 고고 펭귄은 인터뷰에서 본인들 스스로가 맨체스터의 언더그라운드 씬을 이야기하며 직접 그곳에 몸을 담그고 있던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 바 있다. 다양한 장르와 호흡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매드체스터의 음악적 기반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고고 펭귄의 음악은 말 그대로 재즈의 엘리먼트만을 유지한 채 폭넓은 영역 내에서 움직이며, 다양한 실험을 선보인다. 힙합, 트립합, 전자음악 등의 영향을 주로 받았다는 것이 음악 곳곳에서 느껴진다. 특히 빠르게 박자를 쪼개는 드럼 연주는 그 자체로도 쾌감을 주지만 재즈 드럼으로서의 매력과 다른 장르 음악을 드럼으로 연주했을 때의 쾌감이 동시에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미니멀하지만 테마를 유지하고 바꾸며 곡을 리드하는 피아노는 트리오 구성 중 가장 재즈의 느낌을 가져가며, 파워풀한 베이스 연주는 더블 베이스 특유의 느낌을 전달하면서도 좀 더 묵직한 인상을 준다.

일각에서는 고고 펭귄의 음악이 지나치게 실험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재즈라는 카테고리에 묶기에는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블루 노트에서 처음 발표한 [Man Made Object]가 재즈와 타 장르 간의 균형, 그리고 다른 장르를 재즈로 가져오는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앞서 발표한 두 장의 인디펜던트 앨범에서 선보였던 실험이 끊임없이 균형을 조정하며 실험하는 과정이었다면, [Man Made Object]는 그러한 실험을 토대로 성공적인 정리를 선보인 작품이다. 그러나 두 번째 작품 [A Humdrum Star]는 거기서 좀 더 진일보한 모습을 선보인다. 세 사람 간의 인터플레이는 기존 트리오에서 들려주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며, 기존의 모습에서 좀 더 과감한 터치를 시도한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은 아방가르드 재즈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곡 자체가 주는 인상 때문에 재즈가 아닌 타 장르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러나 저러나 고고 펭귄은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라이브 실력 또한 출중하며, 항상 동행하는 엔지니어는 고고 펭귄의 라이브를 언제나 고퀄리티로 들려주는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한참 남았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가능성도 있으며, 한층 정리되었다는 인상을 주지만 이마저도 실험의 한 과정일수도 있다. 고고 펭귄은 앞으로 꾸준히 지켜봐야 할 트리오다. 최근의 재즈 음악 시장 동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어쩌면 우리는 비로소 기존의 모던 재즈라는 틀을 기반으로 하면서 그걸 깨고 나아가는 성장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고 펭귄은 그러한 움직임에서도 앞쪽에 서있는 뛰어난 음악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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