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안 재즈도, 미국 재즈도 아닌 힙한 재즈 – 다이노서

2017 머큐리 시상식 후보로 재즈 쿼텟 다이노서(Dinosaur)가 후보에 오른 적 있다. 2016년 처음 앨범 [Together, As One]이 나왔을 때는 다이노서라는 이름을 쓰지 못해 주니어를 붙인 밴드(Dinosaur Jr)가 있는데, 이 밴드는 어떻게 이 이름을 쓸 수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 덕분에 음악을 찾아 들어봤다. 알고 보니 밴드라는 소개는 일부에서 쓴 것이었고 이들은 정확하게 쿼텟에 가까웠다. 재즈 트리오나 쿼텟이 마치 밴드명처럼 하나의 새 이름을 지니고 활동하면 무조건 이유를 막론하고 들어보는 편이다. 70% 이상의 확률로 신선하고 좋은 음악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이노서의 첫 앨범 역시 신선했다. 네 사람 간의 인터플레이나 합을 선보이는 구간 등 연주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테마와 사운드스케이프가 굉장히 신선했다. 확실히 모던 재즈에 가까운 느낌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실험적인 재즈 음악보다 가장 근간이 되는 구성 요소가 진하게 남아 있다. 올해 발표한 새 앨범 [Wonder Trail]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컨템포러리 재즈라고 하기에는 재치 넘치는 사운드 구성을 하고 있으며, 전작보다 훨씬 진보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신스나 전자악기가 개입한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가짜 재즈이거나 컨템포러리 재즈, 혹은 재즈를 가장한 이지 리스닝 계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다양한 장르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이후 간간이 이어져 오던 실험을 계승하는 중이다.

다이노서의 편성은 굉장히 독특하다. 트럼펫이 리더이지만 신스를 연주하기도 하며, 피아노 역시 신스를 연주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일렉 베이스와 드럼/퍼커션까지, 얼핏 보면 트럼펫 쿼텟 같다가도 의아함이 생긴다. 어느 연주자 한 명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드럼과 퍼커션을 연주하는 코리 딕(Corrie Dick)은 재즈의 리듬뿐만 아니라 다양한 리듬을 가져오며, 테마에 따라 변주를 선보인다. 베이스를 맡는 코너 채플린(Conor Chaplin) 역시 힘 있는 연주를 통해 때로는 곡을 리드하며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리더 로라 저드(Luara Jurd), 그리고 가장 가까이서 손발을 맞추는 엘리엇 가빈(Elliot Galvin)까지 각자가 상당한 힘을 지니고 있다.

남들보다 좋은 음악을 빨리 선점하고 싶은 분들께, 그리고 최신의 음악들은 좋아하지만 재즈는 어쩐지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끼시는 분들께 다이노서를 적극 추천한다. 이러한 재즈의 진보는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이뤄지고 있지만 영국, 그리고 유럽의 몇 국가에서 좀 더 재미있게 이뤄지고 있다. 재즈도 새로운 음악, 신선한 음악, 그리고 힙하고 즐거운 음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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