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나의 영국인 친구, 단 해먼트 Dan Hammant

 

저의 영국인 친구 단 해먼트 Dan Hammant 를 인터뷰 했습니다. 한국에서 출퇴근을 하는 일을 하며, 주말마다 기억을 잃기도 하는 술을 매우 좋아하는 친구와 한잔 하다가 카메라를 들이댔죠. 물론 인터뷰를 할 계획은 공유하고 있었지만요. 5년전 한국에 막 왔을 때부터 알게된 음악과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이 친구는, 올해 한국에서 결혼도 했습니다. 그림을 잘그리는 부인과 여행을 하다가 네덜란드로 이민을 간다고 하네요.

아무쪼록 즐겨주세요.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영상을 먼저 보신 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DAN HAMMANT (29)
한국에 5년간 거주중이었다가 6월28일 한국을 떠남

 

 

Q: 당신이 태어난 곳과 환경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A: 제가 태어난 곳은 반스터플 Barnstaple 입니다. 영국의 서남쪽 지방에 위치한 작은 시골 동네구요, 그곳의 중심에서 태어났어요. 주변 환경은 그냥 시골입니다.

Q: 어렸을 때는 무엇을 하고 지냈나요.

A: 친구들과 함께 밖에 나가서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가거나, 오래된 폐공장이나 쓰이지 않는 빈 창고에 가서 널부러진 유리를 깨거나 빈병을 던져서 깨곤 했어요. (소주를 마시며) 중학생 고등학생 때에는 정말로 할 것이 너무 없어서 취할 때 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어요. 13살때 이미 키도 크고 몸집이 커서, 슈퍼에서 술을 사는 것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친구들을 위해서 알콜이나 싸구려 사이다를 사서 함께 마셨죠. 정말 할 것이 없었어요.

마치 이런느낌..

 

Q: 지금처럼 음악이나 영화에 빠져있지는 않았나요?

A: 정말 할 것이 너무 없었던 것이, (한잔 꺾으며)음악과 영화에 빠지게 된 계기 였던 것 같아요. 친한 친구 3명이 있었는데, 1970-1980년대 펑크 Punk뮤직에 심취했었죠. 클래시 The Clash, 조이 디비젼 Joy Division, 라몬즈 Ramones 등, 자연스럽게 사이키델릭한 음악에도 빠져서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 제퍼슨 에어플레인 Jefferson Airplane등을 듣기도 했어요. 친구들의 부모님들이 좋은 취향을 갖고 좋은 음악을 많이 들으셔서 주변에 있던 레코드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듣기 시작했었죠. 저희 부모님은 1980년대 팝 음악만 좋아하셔서 지루했었는데, 친구들의 영향이 참 컸어요.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댄스뮤직을 듣기 시작했고, 드럼앤 베이스 Drum & Bass나 정글 Jungle에 빠졌어요.

 

 

Q: 창고 등에서 파티를 하지는 않았나요?

A: 반스터플에는 폐공장이나 빈 창고가 많아서 그곳에서는 항상 파티가 있었어요. 누가 공연을 했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로컬 아티스트들부터 당시 영국에서 유명세를 탔던 닉키 블랙마켓 Nicky Blackmarket과 같은 꽤 괜찮은 아티스트들 까지 Drum & Bass Night In Barnstaple과 같은 이름의 이벤트에 출연을 하곤 했었어요. 드럼앤 베이스에 빠졌다가 정글과 레게를 접하게 되었구요, 대학교 때는 덥스텝에도 꽤 빠져있네요.

 

Q: 영화에 대한 추억도 들려주세요.

A: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 영화를 전공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점점 더 좋아지고 점점 더 깊게 들어가면서 독립영화에 심취하게 되었고, 문화적인 도시로 알려진 브리스톨 Bristol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여 영화를 전공했죠. 많은 아티스트들이 모였어요. 그들과 친구가 되어 독립영화관에서 모여서 영화를 보고, 밤에는 클럽에서 놀았죠. 그들 덕분에 영화와 음악에 더 깊게 빠졌어요.

 

Q: 어렸을 때 당신이 가장 중요시 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A: 그냥 즐기는 것이 전부였어요. 별로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도 있지만, 그냥 즐기는 것이 가장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학교에 다닐 때도 게을러서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았고, 나쁜 학생으로 찍히기도 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게으르기만 한데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해서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갔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즐기는 것이 전부였어요.

 

Q: 한국과 영국의 페스티벌 경험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규모에 상관없이 기억이 닿는데 까지.

A: 영국에서 갔던 페스티벌은 글라스톤베리 Glastonbury, 리딩 페스티벌 Reading Festival, 브이 페스티벌 V Festival, 그리고 붐타운 Boomtown에 갔어요. 글라스톤베리와 붐타운은 완전히 저의 취향이기도 했구요. 붐타운은 레게와 댄스뮤직에 특화된 느낌이고, 글라스톤베리는 모든 페스티벌의 아빠같은 느낌이니까 말할 것도 없죠. 음향도 두말 할 것 없이 끝내줬고, 모두를 위한 음악이 그곳에는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그리 많은 페스티벌에 가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공연은 꽤 많이 갔죠. 최근에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 다녀왔는데요, 크루앙빈 Khruangbin과 로린 힐 Lauryn Hill은 환상적이었습니다.

 

 

Q: 영국 독립영화와 인디음악(서브컬처)의 씬에 대하여 소개와 설명을 해주시고, 그 중 좋아하는 것도 이야기 해주세요.

A: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도시라면 제약이 없다 싶을 정도로 구분이 없이 다양한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는 장소가 꽤 많이 있어요. 저는 운이 좋게도 브리스톨 Bristol에 3년정도 살았었는데요, 아주 많은 선택지가 있었죠. 브리스톨은 비교적 큰 비중의 카리브해 지역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매우 큰 레게 씬이 있는 것은 물론이구요, 댄스뮤직이나 일렉트로닉뮤직 씬, 그리고 인디 밴드의 씬도 아주 큽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모두를 위한 도시지요. 놀라운 것은 제주도와 거의 같은 45만 인구의 도시인데, 이 곳의 음악 씬은, 조금만 영국의 음악 혹은 위와 같은 장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안다는 것 입니다.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자랑스럽게) 우리는 아주 긴 역사를 갖고 있어요. 그것도 아주 좋은 퀄리티의 영화 말이죠. 셰인 미도우스 Shane Meadows, 켄 로치 Ken Loach, 그리고 대니 보일 Danny Boyle과 같은 상업영화 혹은 컨템포러리 필름 감독들은 한 시대와 사회를 완벽히 표현하는 인디 영화들로 구성된 방대한 필모그래피를 가지고있기도 합니다 (각주; 위 감독들은 디스 이즈 잉글랜드This is England,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등의 감독들입니다).

 

IMG_8089

 

Q: 특별히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꽤 최근작이지만,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라는 영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저는 임대주택에서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홀어머니와 함께, 국가 복지에 의존을 하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세상의)시스템이나, 국가의 복지와 같은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어요. 영화를 보면서도 개인적으로나 어머니의 당시 상황으로 보나, 충분히 이입이 될만한 요소들이 실제로 투영이 된 것 같아, 극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봤던 기억이 있네요.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IE002109221_STD

 

Q: 위와 같은 부분들이 한국과 비교를 하자면 어떤 부분들이 크게 다를까요?

A: 먼저 영국 사회를 언급하기 전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죠. 바로 노동자 계층과 상류층으로 나누는 것부터가 크게 다르다는 부분인데요, 아무래도 많은 인디 영화들은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이와 같은 현상은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반에 걸쳐 시작된 키친 싱크 Kitchen Sink 드라마와 같은 화가난 노동자 계층의 사람들을 그리면서 시작이 되었죠.

제가 본 한국 영화 중에는 현대 사회의 계층/계급에 제대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영화는 별로 없었어요. 가부장제나 기득권층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다고 생각하지만요. 위 언급한 부분에 대한 예를 들자면,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는 어떤 남성들의 정체성이나 캐릭터, 그리고 특정 여성들과의 관계/사이 등에 집중합니다. 다른 어떤 영화에서는 경찰과 같은 권력의 상징들이 부패하거나, 일을 엉망으로 하거나, 아니면 둘 다거나, 어찌됐든 서민들이 생각하는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느낌을 그려내곤 하죠.

 

Q: 한국의 서브컬처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 해주세요, 한국에서 본 영국 서브컬처에 대한 이야기도 좋구요.

A: 한국에는 다양한 언더그라운드 씬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인디 아티스트들의 집과 같다는 홍대가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죽었다고들 하더라도, 메인스트림보다는 서브컬처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이벤트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들의 일부는 아니지만 아주 건강한 펑크씬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구요. 물론 레게를 비롯한 다른 언더그라운드 씬도 탄탄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가 경험을 한 분야를 토대로 이야기 하자만요. 설사 이것이 작다고 하더라도 항상 좋은 무리의 사람들이 활동을 하고 있구요, 여러분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활동을 보고 즐기는 것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무엇이든 이 페이지를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혹시 언더그라운드/서브컬처 문화의 불씨가 계속 살아있기를 바란다면, 가능한한 다양하고 많은 이벤트나 공연에 놀러가거나 참여를 하세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것 뿐입니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